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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반/팀뎀] 밀님 단문 리퀘
데미안은 제이슨과 딕을 위해 타이투스를 데리고 왔다고 했지만, 정작 타이투스를 가장 아끼는 건 데미안 본인이었다. 까맣고 윤기 나는 털이 어딜 보나 잘 먹고 잘 지낸 부잣집 개라는 걸 온 몸으로 뽐내는 검은 덩치의 머리를 쓰다듬는 데미안은 정말이지, 이젠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어 버렸다. 터치에 인색한 그 데미안이 말이다.
타이투스는 이 집에서 데미안의 손길이 가장 많이 가는 존재였다. 제이슨이 사고를 치거나 딕이 어리광을 부려 가는 손을 포함하고도 데미안은 타이투스를 아꼈고 타이투스 역시 자신의 덩치 크고 까만 주인을 잘 따랐다. 아마 그 점이 데미안이 타이투스를 아끼는 이유 중 한가지 일 것이라 팀은 추측했다.
“ 주인과 개는 닮는다는 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
단정해 보이는 까만 정장이 단단하고 균형 잡힌 몸 위로 착 달라붙는 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 번씩은 눈이 돌아가게 만드는 모습일거라 확신하며 팀은 말했다. 타이투스를 그레이트 데인의 표본 같은 몸이라고 한다면, 데미안은 남성들의 표본 같은 몸이었다. 잘 다듬어지고 조각처럼 대비가 맞는 몸이 굉장히 아름다운 표본. 딕이 언젠가 말했듯이, 타이투스의 윤기 나는 털을 쓰담아보고싶단 충동과 마찬가지로 데미안의 조각 같은 몸을 보면 만지고 싶단 충동이 저절로 일었다.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충동이었다. 하지만 정말 매혹적인 건 지금이 아닐까? 팀은 1/3 정도가 제 손에 벗겨진 까만 정장을 입고 있는 데미안을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사실 그를 만지고 싶단 충동이 가장 강하게 드는 시간은 지금이라고.
뚜렷한 짧게 친 까만 머리 아래로 뚜렷한 이목구비, 선명한 벽안, 그리고 매서운 눈매까지- 브루스를 꼭 닮은 데미안은 의심할 수도 없는 웨인 가의 적자였고, 그를 제 손 아래 둔다는 건 등골이 오싹할 만큼 기분 좋았다. 그건 비단 그가 빚은 것 같은 외모를 가졌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고담의 검은 기사. 밤을 덮는 날개를 펼치며 수많은 어둠의 두려움을 꺾고, 아래에 까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을 안겨줬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팀은 자신이 어쩌면 히어로보단 빌런 쪽에 가까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글쎄. 그건 인간의 기본적인 정복욕에 가까웠다.
팀은 데미안의 정장 재킷을 벗기며 속살처럼 드러난 하얀 와이셔츠 위로 손을 얹었다. 그 안을 쓸 듯이 더듬으며 재킷을 벗겨내는 행동에 데미안은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냈다. 큰 고양이과 맹수가 팔다리가 묶인 채로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비슷한 것에 팀이 낮게 웃었다.
데미안은 팀의 아래에 깔리는 것을 싫어했다. 사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데미안은 누군가에게 뒤를 내어주거나 낮은 위치에서 올려다보는 걸 용납하지 못했다. 그건 데미안이 서있는 위치가 주어준 프라이드였고, 데미안 본인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던 프라이드였다. 데미안은 그 프라이드를 기둥처럼 세우고 덧칠하며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런 자존심의 기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아래 깔리는 데미안을 보면 팀은 형용할 수 없는 만족감을 느꼈다. 그 만족감에서 이루어지는 데미안과의 섹스는, 이로 말할 수 없는 쾌감을 선사했다.
데미안은 고통을 참을 수 있는 훈련을 받았고, 어느 정도 선의 고통은 신음 몇 번만으로 참을 수 있었다. 팀은 데미안을 육체적으로 괴롭히는 것도 좋아했지만, 엷게 살을 저미고 날카로운 바늘로 찌르는 등 가학적인 것보다는 데미안의 프라이드를 살살 긁는 걸 더 즐겨했다. 늘 찌푸려져있는 미간은 팀이 그의 프라이드에 옅은 스크래치를 낼 때마다 더욱 깊게 패였고, 그럴 때 마다 팀은 데미안에게 박고싶단 충동을 강하게 느꼈다.
“ 타이투스와 네가 서있는 걸 보면 꼭 닮았어. ”
팀은 속삭이는 목소리로 말하며 재킷을 벗기는 손의 반댓손으로 데미안의 턱선을 훑었다.
“ 드레이크 넌 또 무슨 개소리를 하려고…… ”
“ 그냥 그렇단 거야. 이 짧은 머리카락도, 새까만 색깔도 둘이 정말 닮았단 말야. 제일 닮은 건… 역시 몸이지만. ”
팀은 데미안의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어냈다. 팀은 인내심 있는 동작으로 천천히, 그리고 느긋하게 벌어지는 셔츠 아래로 드러나는 탄탄한 가슴을 음미했다. 향 좋은 와인을 입 안에 굴리듯이, 흉과 상처가 그득한 탄탄한 가슴을 시선 안으로 굴려 담으며 팀이 웃었다. 까만 머리카락부터 푸른 눈, 그리고 가슴으로 내려오기 전 잠시 들린 목덜미에서 침을 넘기며 움직이는 목울대가 깨물고 핥으며 입 안에 굴리고 싶을 만큼 탐스러웠다. 저 목에 어울릴 만한 걸 들고 왔는데. 팀은 와이셔츠 단추를 풀던 손을 내렸다. 무언가를 뒤적거리는 손이 누워있는 위치 때문에 어디를 뒤적거리는지는 볼 수 없었지만, 팀이 무얼 들고 왔는지는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팀이 들고 눈 앞에 흔드는 것은 데미안의 눈에도 아주 익은 것이었다. 은색 챙이 일정한 간격으로 박힌 까만 가죽.
“ 그래서 내가 타이투스한테서 목걸일 빌려왔거든 ”
어때? 물으며 웃는 팀의 모습에 데미안이 욕지거리와 함께 주먹질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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