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글 정리 (1)

글/DC/Marvel 2014. 5. 30. 17:19

연반으로 딕을 인질로 데미안을 패고싶었나보다



 데미안은 티를 내는 성격이 아니었지만, 적어도 데미안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가족을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데미안은 맏아들로서, 그리고 형으로서 가족을 아끼고 사랑했다.

웨인 엔터프라이즈의 회장 브루스 웨인의 유일무이한 친아들이자, 제 아비를 닮아 먹이사슬의 최상위라 할 수 있는 우성 알파인 데미안 웨인. 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그 높디높은 위치에 걸맞게 고고한 흑표범같은 데미안은 자신의 동생들을 직접 핥아주거나 옹호해주지는 않았지만, 날카로운 눈매 사이로 드러난 시선에는 신뢰와 애정이 묻어나오는 걸 장본인들은 잘 알고 있었다. 제이슨은 데미안과 마찬가지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에 늘 고마워했고, 딕은 진심어린 웃음과 신뢰에 응하기 위한 노력적인 행동들로 그에 보답했다. 까칠하지만 좋은 형이지. 수줍음이 많아 솔직하지 못한. 팀은 데미안의 앞에서 놀림조로 제이슨과 딕에게 말했고, 으레 그렇듯 짧은 말싸움을 했지만, 잦은 다툼이 서로에게 애정 어린 솜방망이를 날리는 고양이 싸움 같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데미안은 맏아들로서, 그리고 형으로서 가족을 아끼고 사랑했다. 데미안에겐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의 자리가 컸다.

그러니까, 지금 자신이 한 선택은 옳은 선택임이 틀림없었다.


딕이 오열하듯 울음을 터트리는 게 들렸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아마 그들이 여태껏 자신을 후드려패던 각목이나 야구방망이같은 잡스러운 것에 맞은 머리에 왼쪽 귀가 먹먹하게 울리는 와중에도 그 목소리만큼은 뚜렷하게 들렸다. 소름끼치도록 기분 나쁜 웃음소리들에 섞인 울음이 그저 어린 짐승처럼 흐느끼는 소리가 아닌,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라는 걸 인지했을 때 데미안은 울리는 머리에도 굴하지 않고 고개를 쳐들었다. 잔뜩 찡그려진 미간 아래로 날카롭게 벼려진 눈매의 벽안이 형형하게 빛나고 있는 모습에 누군가가 휘파람을 불었다.


“ 그렇게 노려보면 어쩔건데 ”


깔보는 어투 뒤에 들려온 건 딕의 신음이었다. 데미안은 흠칫 놀라며 딕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 의자에 묶인 채 옴짝달싹 못하는 딕의 머리채를 뜯을 듯 잡아챈 사내가 한껏 비웃으며 데미안을 보고 있었다.

딕은 잡힌 머리와 억지로 젖혀진 고개가 아플 법 한데도 입을 쉬지 않았다. 데미안을 중심으로 서있는 남자들에게 고함을 지르기도 하고, 잡힌 머리채가 앞아 비명을 지르면서도 데미안에게 도망가라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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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리퀘로 받은 것 같은데 미완하고 폴더 안에 집어넣어놨었나 봄...

데미안이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길 바란 딕이 결국 학교에서 사고친 데미안땜에 학부모상담()가는거


 딕 그레이슨에게 있어 어린시절 보냈던 학창시절이란 꽤나 소중한 것이었다. 기적의 아이라는 타이틀이 들러붙듯이, 운 좋게 브루스 웨인의 눈에 들어 부잣집 도련님으로 격상된 딕을 좋지 않게 보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딕의 뛰어난 사교성과 외모, 그리고 성적같은 부가적인 이유들로 딕과의 사이가 좋았다.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지만, 가끔 가뭄에 콩 나듯 브루스가 성적에 대해 칭찬을 하는 일도 있었다. 그렇기에 딕은 학교를 꽤 나쁘지만은 않은 이미지로 간직하고 있었다.


사실 학교란 딕에게 있어 유일한 ‘정상적인’ 사교의 장이었다. 물론, 배트맨을 따라다니며 다양한 히어로들을 만나본 게 나쁘다는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딕이 로빈으로 노랗고 조막만한 날개를 파닥거리며 다닐 때는, 정말이지 제대로 된 사교장이라는 곳은 늘 갖은 이유를 대며 조퇴하기 바빴던 학교뿐이었다.


딕은 브루스의 성격이 그렇게 모지게 된 것도 밤마다 벌이는 빌런들과의 사교장덕도 클 거라 생각했다. 빌런들은 첫째로, 아주 입이 걸레였다. 미스터 프리즈나, 조커나 - 여튼 이름만 들어도 아! 하는 빌런들 역시 아주 고상한 욕들을 알고 계셨으니까 말이다. 매일 밤 그런 곳에서 파티를 벌이니 입이고 성품이고 걸걸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극악무도한 테러집단에서 태어나 어쌔신 훈련을 받으며 사람을 죽이는 일에 도가 튼 열 살짜리 제 동생은 어떨까? 딕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딕은 데미안이 처음 왔던 날을 떠올렸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팀을 죽일 뻔한 사교성이라니! 그 일 이례로도 딕은 아직 어리고 사나운 제 동생이 싸움에 치여 저가 가졌던 것처럼 유일한 사교의 장에 발도 못들이고 사교의 사자도 구경하지 못한 채 인생을 나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 데미안에게는 데미안의 거칠고 사나운 성품과 음…… 그에 따라오는 폭력적인 행동들을 감당할 수 있는 초인들과의 원만한 사교 생활도 중요하지만, 그런 사람들과만 지내다보면 주먹은 감을 잃기 마련이었다. 데미안은 어쌔신이‘었고’ 지금은 박쥐의 작은 울새지만, 한 명의 사람이었다. 딕은 데미안이 초인들 사이에 섞여 지내다 일반인들이 그 작고 단단한 주먹에 맞으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빌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반인들’ 말이다. 덧붙이자면 데미안 또래의 아이들)잊지 말아야했다. 그건 ‘사람을 죽여선 안된다’라는 철칙을 갖고 있는 배트맨의 사이드킥인 로빈에게 있어선 정말이지, 아주 아주 굉장히 중요했다.


그래서 딕은 데미안을 학교로 보내자고 했다. 브루스가 가진 근심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데미안은 평범하지 않은 아이었고, 빌런에게도 충분히 위협이 되는 아니었다. 양무리에 늑대새끼를 풀어놓는 사람처럼 말 없이 근심을 표정만으로 내보이던 브루스를 보며 딕은 말했다. 그러니까 필요한 거에요.

그리고 그 말을 꺼낸 순간부터 딕은 이런 날이 오기를 각오했었다. 그러니까, 데미안이 자기 성을 이기지 못하고 주먹을 내지르는 그런 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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