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DC/Marvel

[로빈즈]로 퍼/시/픽/림 썰 (1) (스포주의 왕주의)

눅군가 2013. 7. 11. 23:35

망썰도 주의 캐ㅐ붕은 늘 주의...(1)을 달아놓긴 했으나 뒤에도 찔지는 모르겠음...

 

 

예/거/ 프로그램이란 것 자체가 진짜 좋았던 것 같다...

브루스가 예/거/프로젝트 사령관이고, 동시에 초기 예거 탑승자였으면 좋겠다. 그 뒤로 몸이 많이 상해서 사령관으로 전직한 후 다른 파일럿들을 기르고 프로젝트를 총괄하게 됨.

딕과 제이슨은 브루스가 아직 예거를 타던 때에 카이주의 습격으로 초토화된 마을에서 차례로 구한 애들임. 딕은 부모님과 가족같았던 단원들을 모두 그 자리에서 잃고 혼자 살아남았고, 제이슨은 원래 떠돌이였으니 둘 다 브루스의 양자처럼 군으로 들어와 파일럿 훈련을 받으며 살게 됨. 둘은 친형제처럼 자라게 되고 성격은 다르지만 꽤 마음도 맞아 드리프트를 하게 됨. 드리프트 싱크로율도 좋았고, 시뮬레이션 성적 역시 둘 다 우수했기때문에 둘은 실전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이게 됨.

 

팀은 파일럿이 되기 위해 군에 자원한 유형. 시뮬레이션 성적이 우수해 곧 파일럿이 될 뻔 했으나, 카이주 습격으로 부모님을 잃은 후 카이주에 대한 증오가 깊어 드리프트시 악영향을 (마코의 경우처럼ㅇㅇ) 끼칠 수도 있고, 아직 정신적으로 미숙하다는 브루스의 판단 하에 파일럿 후보로만 계속 남아있음. 사무업에도 실력이 좋기때문에 브루스의 훌륭한 조수 겸 비서처럼 옆에서 사령일을 도와 줌.

사실 가장 고민했던 게, 주인공처럼 형을 죽이기보단, 제이슨이 바다에서 카이주와 싸우다가 카이주의 단단한 이빨이 조종석을 직접적으로 부수는 바람에 안전 걸쇠가 떨어져나가서 다리를 심하게 다쳐 완치하려면 몇달 걸리는 상처를 입게 되고, 그래서 예거에 탈 수 없게 되자 딕의 부조종사를 새로 뽑을 때 딕의 부조종사를 누구로 해주냐가 가장 고민이었음.. 팀도 좋고 데!미!안!!!! 하지만 팀은 사무직을 맡기고싶으니 데미안으로 ㅎㅎ... 왜그렇지 ㅠㅠ팀은 디게 유능한 비서같은 느낌임... 왜 내 안의 팀이 이런 새침떼기같은 그런... 이런거지...?? 근데 데미안을 예거에 태우려면 나이를 좀 높혀야하는구나... AU니까 괜찮을거야..

 

데미안은 브루스의 친아들로 사실 친아들이라고는 하나 브루스도 원작처럼 뒤늦게 알고 받아들인 거라 딕과 제이슨이랑은 부대에서 후에 만남. 데미안은 예거 파일럿으로서 이름을 떨쳤던 아버지를 존경하며 카이주들을 모조리 박멸해버리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는 청소년이었음. 하지만 그게 문제 였음. 데미안은 자기의식이 너무 강했고 자기주장이 너무 또렷한데다 제멋대로 기질이 강해 2인 플레이, 즉 협력이 중요시되는 예거의 파일럿으로 들어가기엔 너무나 미숙했음. 예거에 올라타는 것 자체가 육체적인 강함도 있어야하나 정신적으로 상대방과 링크되는 게 가장 중요하기때문에 이로보나 절로보나 데미안은 너무 부족했음. 그래서 브루스는 미숙하단 이유로 데미안을 파일럿에 두지 않았고, 데미안은 그런 아버지에게 불만이 많았으나 반항하지는 않았음. 다만 카이주의 공격에 산산조각나는 예거들이 있으면 그걸 모니터로 보며 저딴식으로 밖에 못하냔 투정을 속으로 부릴 뿐이었음.

 

그러다 제이슨이 부상을 입고, 딕이 부조종사를 받아야하는 사건이 일어난거임. 브루스는 딕에게 자신이 올려준 후보 명단을 데미안 편으로 보냈음. 불안하긴 하지만, 그날따라 생명의 장벽이니 뭐니 하는 그런 얼토당토않은 걸 거론해대는 윗대가리들때문에 바빴음. 다른 대원들은 각자 자신의 일을 하느라 바쁜데다가 자기 옆에서 견습으로 일을 배우는 팀은 자기 비서겸으로 자기랑 같이 회의에 참여해야했기때문에 브루스는 개인 훈련중이던 데미안에게 후보명단을 좀 전해달라고 함. 데미안은 내가 이런 잡일까지 해야하나 생각하지만 입 밖으로 내진 않고 알겠다며 명단을 들고 딕의 방으로 찾아감.

 

딕은 제이슨의 병문안을 갔다가 방으로 돌아와 쉬고있었음. 지금까지 같이 드리프트했던 제이슨이 다친 것도 큰일이었지만 파트너를 잃고 반쪽짜리가 되어온 파일럿들의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제이슨이 살아돌아온 것, 거기다 불구가 안된 것 만으로도 하늘에 감사할 일이었음. 하지만 시기가 시기인지라 제이슨이 다 나을 때 까지 카이주들이 기다려줄 리가 없었고, 딕과 제이슨이 타는 예거는 카이주에 대항하는데 꼭 필요한 병기였음. 예거들이 점점 진화하는 카이주에 맞서 파괴되고 파일럿이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기때문에 고양이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시점에서 예거를 쉬게 둘 수 없었던 거임. 거기다 제이슨이 완치하려면 거의 석달은 걸릴텐데, 석달 안에 지구가 종말하지 말라는 법도 없었음. 그래서 딕은 결국 브루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호흡을 맞출 부조종사를 받게 됨. 부조종사가 될 후보들은 파일럿 훈련을 받던 예비병들이기 때문에 아마 운이 좋아 살아남는다면 제이슨이 나은 후, 부조종사가 다른 예거를 탈 때 실전경험이란 진귀한 것을 갖고 돌아갈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었음. 하지만 남과 드리프트하는 건, 기억과 정신 자체를 공유하는 것과 마찬가진데 그게 썩 기분좋을리가 없었음. 제이슨이야 아픔을 나누고 형제처럼 자랐으니, 아니 형제나 다름없으니 그렇다쳐도 타인이라니... 예거 파일럿 대부분이 부자나 형제, 남매란 걸 고려해보면 참 찝찝한 일이었음. 그렇게 방에서 심란하게 있을 때 데미안이 찾아왔음.

딕은 데미안을 별로 알지 못함. 본 것도 그냥 브루스의 아들이란 말 들을 때 한번 뿐이었음. 처음부터 데미안은 자신들이 자기 아버지를 뺏은 것 마냥 으르렁댔기때문에 사적으로 말을 섞은 적도 없었음. 브루스에게 보고를 올리거나 대화를 할 때 그의 옆에 서있는 걸 보거나 훈련장에서 홀로 훈련하는 모습을 본 것 뿐이었음. 그래도 동생이 둘이나 있는 딕은 데미안에게 악감정이 없었음. 제이슨은 꼴꼴하게 노려보는 데미안을 마음에 안들어했지만 딕 본인은 썩 싫진 않았음. 오히려 아직 자기들보다 어리고 따지면 막내동생인 데미안에게 호감이 갔음. 딕은 명단을 가져온 데미안에게 브루스는? 하고 물었지만 데미안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아무말도 없었음. 꼭 차밑에 숨어있는 길고양이한테 말거는 느낌이라 딕은 무안한 듯 고개짓만 하다 앉아 명단을 뒤적거렸음. 아마 나가려는 데미안을 불러세운다고 제대로 보지도 않았을거임. 딕은 명단을 손으로 뒤적거리며 뒤돌아나가려는 데미안을 불러세웠음.

 

" 넌 명단에 없어? "

 

무슨 헛소리냐고, 지금 놀리는거냐고 말하려고 뒤돈 데미안은 딕의 표정이 목소리만큼이나 놀림조가 아니란 걸 알고 인상찌푸리는 걸로 대신했음. 사실 딕도 브루스가 왜 데미안을 파일럿에서 제외했는지 잘 알고 있었음. 데미안은 거칠고 마이웨이가 강한 성격이었음. 하지만 행동력있고, 성적 좋은 우수생인것도 알고 있었음. 딕은 데미안을 보면서 제이슨을 떠올렸음.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지만 사실 제이슨과 처음 드리프트할 때 제이슨의 마이웨이를 감당하기 힘들어 오류가 생긴 적도 빈번이 있었음. 데미안을 보니까 꼭 그게 떠올랐음. 제이슨은 드리프트로 딕과 감정, 기억을 공유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잡고 다스릴 틀을 다질 수 있었지만 데미안은 그런 틀을 다질 기반이 없다고 생각했고, 데미안은 그런 딕의 생각은 알지도 못한 채 인상을 구기며 방을 나갔음.

 

딕은 명단을 보는 내내 적합자는 데미안밖에 없단 생각을 놓지 않았음. 결국 명단은 보는 둥 마는 둥 흐지부지 보다가 회의를 마친 브루스가 딕에게 부조종사는 선택했냐는 말에 데미안을 부조종사로 선택하고싶단 얘기를 꺼냈음. 사실 데미안 얘기를 하기 전에, 딕이 사령실로 왔을 때부터 팀은 자신이 딕의 파트너가 되야된다고 주장했음. 확실히 팀은 시뮬레이터 성적도 우수했고(51드롭 51킬ㅋ) 겉보기엔 브루스처럼 차분하고 냉철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파일럿으로서 적합한 사람이었음. 하지만 팀의 주장을 묵살시킨 건(아주 조심히) 브루스가 아닌 딕이었음. 미안하단 말로 시작해서 자신은 데미안을 선택했다는 앞의 두사람에게 충격을 안겨줄 말을 전한 딕은 멋쩍게 웃었음.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돌이킬 마음은 없었음. 브루스는 데미안은 미숙하다, 아직 자기 감정이 제어가 안된다, 드리프트 자체가 실패할 수도 있다, 라는 말을 늘어놓으며 안된다했고, 팀은 어처구니없어하며 길길이 뛰었음. 딕은 자기가 생각했던거랑 똑같은 레퍼토리로 얘기하는 둘에게 말했음. 제이슨 역시 데미안과 마찬가지였다고. 한평생 같이 기억과 감정을 공유하던 사람이 다치고, 임시라고는 하나 그게 바뀌는건데 그건 자기가 선택하고 싶다고. 그렇게 조리있게 잘 얘기했음. 브루스는 팀과 마찬가지로 절대 안된다고 했고, 딕의 의견은 묵살당하는 듯 했지만 딕의 끈질긴 부탁으로 드리프트를 시도해보는데 까지는 허락받을 수 있었음.

 

그렇게 어찌어찌흘러 딕과 데미안의 드리프트 시험시행날이 왔음. 데미안은 자기가 예거에 타도록 허락한 브루스에 드디어 아버지가 자신을 인정해줬다는 도취감에 빠져있었음. 물론 그레이슨과 드리프트 해보라는 지시를 내릴 때 브루스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지만 처음으로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음. 분명 '드리프트 시험시행만'이라고 했지만 데미안의 머릿속에서 드리프트 시험시행은 예거를 타고 카이주의 멱을 따러 가는 것과 직결되어있었음. 데미안은 파일럿 수트를 착용하고 자신의 파트너가 될 딕을 봤음. 볼 때 마다 사람좋게, 친근하게 웃는 얼굴이 마음에 안드는 녀석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자신에게 예거를 타게 할 쿠폰이란 생각이 들 뿐이었음. 이게 브루스가 걱정했던 문제였음. 가장 큰 문제. 데미안은 예거탑승 프로그램인 2인 탑승제의 가장 중요한 협력을 잊고, 파트너인 딕을 동등한 대우가 아닌 수족정도로 생각하는 거임. 어찌됐건 드리프트는 시행됐음. 수트가 안전장치에 고정되며 접속이 안정화되었다는 기계음과 함께 딕이 말했음.

 

" 수많은 기억이 들어오면 그냥 물 흘리듯 보내. 절대 토끼를 쫓으러 가지마. 내 말은, 기억이 흘러들어온다고 그 기억을 붙잡고 있지 말란 말이야. "

 

딕은 제 헬멧을 오른손으로 툭툭 치며, 자신의 왼편에 자리잡은 데미안을 봤음. 데미안은 혀를 끌 차며 그딴 거 말 안해도 안다고 얘기했고 딕은 작게 한숨을 쉬며 수트 연결에 이상이 없다는 사인을 바로 앞의 점검실로 보냈음. 엔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며 안내음성에서 드리프트 접속 초시간을 재었음. 숫자가 점점 작아지고 마지막으로 1을 외쳤을 때 둘은 서로의 정신 속에 접속했음. 서로의 기억과 감정이 봇물 터지듯 어마어마한 속도로 스쳐지나가며, 마치 급류에 휘말린듯한 기분을 짧은 시간이지만 길게 느꼈다 돌아온 둘은 서로가 연결되어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음. 처음 해보는 드리프트에 잠시 숨을 멈춘 데미안을 고개돌려 보며 딕은 씩 웃었음.

 

" 쿠폰? "

 

" 닥쳐 "

 

어찌됐건 둘의 드리프트는 성공적이었음.